|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히 예쁘게 생긴 여인태어나서 단 한번의 양치질도 안 하고서
 과감히 내 입에 키스를 하는 여인
 매력적인 궁둥이를 흔들며 유혹하듯 쏘다니다가도
 화장실 문을 열어 놓고 볼일을 보는 여인
 조금만 기분을 맞추어 주면
 발라당 뒤집어져 가슴을 드러내는 여인
 TV 개그 프로보다 더 재미있는 여인
 만나자고 전화할 필요도
 없는 돈에 커피값 걱정하며 약속할 필요도 없는
 아주아주 날 편하게 해주는 여인
 아침마다 내 침대로 기어올라와 단잠을 깨우는
 그때마다 뒤통수를 내리치는데도
 조금도 섭섭치 않은 눈길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안겨오는 여인
 그녀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도 없지만
 이루어지기도 싫은 까닭에
 내 양말을 물어뜯거나 연습장을 찢어 놓으면
 그녀의 촌스러운 이름을 외치며
 식탁밑으로 숨는 그녀를 한대 쥐어박는다
 “갑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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