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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루나무
작성자
kinaru
작성일
2009-08-31
조회
5681

미루나무



- 김동선 



햇볕 좋은 날 미루나무는 

불혹의 품 넓은 그늘을 만들며

심장을 찌르는 쑥부쟁이 곁에서 

첫 키스, 그 달콤한 추억을 말리고 있다  

연두색 이파리 같은, 햇살 같은  

지나간 것들은 모두 아름다웠다고 

불혹의 남은 열정을 말리고 있다 



흔들릴수록 더 짙어지는 추억으로 

품 넓은 그늘을 만들어 놓고  

저녁놀 길게 길게 들쳐 업더니 

달아나는 세월을 제 그림자로 늘이어

저만큼 불러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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