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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꽃--김춘수 ^^
작성자
시사랑
작성일
2009-08-17
조회
8964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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