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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이' 한효주, 이소연에 밀리는 연기력 아쉽다
작성자
누룽멍구
작성일
2010-06-01
조회
5201




'동이'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최근 중반부에 접어든 MBC TV 월화드라마 '동이'(김이영 극본, 이병훈 김상협 연출)는 숙종(지진희)를 둘러싼 세 명의 여인이 벌이는 갈등과 암투가 주된 스토리 라인이다.


때문에 세 사람의 활약은 중요하다. 극 전개에 앞장 서 시청자에게 긴장을 주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스토리 텔러가 되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5일 방송에서는 주인공인 한효주의 연기가 조연인 이소연에게 밀리는 느낌을 줬다.


인현왕후 역을 맡은 박하선도 마찬가지다. 중전은 유일하게 자신을 지지해주던 명성대비(박정수)의 탕약에 독극물을 넣었다는 누명을 받고 폐위되는 지경에 이르는 큰 신변의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박하선의 연기는 밋밋했다. 숙종이 들지 않는 처소에서 내심 장희빈을 부러워하며 외로워하던 자신의 처지를 유일하게 이해해 준 대비가 중전 때문에 승하했다는 오명에도 그녀의 표정에는 깊은 고통이나 억울함이 보이지 않았다.


숙종이 불러 속내를 고백해보라고 말할 때 드러나야 할 심정은 복잡한 것이지만, 박하선은 인현왕후의 슬픔을 단순한 울상 표정으로만 표현하고 있었다. 캐릭터의 내면이 폭발하는 순간이지만 연기력의 한계가 드러나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것.


주인공인 동이를 연기하는 한효주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밝고 총명한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한계일 수도 있으나 이날 방송된 동이, 한효주의 연기는 주인공 답지않게 힘이 약했다.


그동안 장희빈은 다양한 팔색조 매력을 보여왔다. 이소연은 우아하고 기품있으면서도 검은 속내를 드러내는 장희빈의 역할을 200% 연기해내고 있다. 장희빈의 내적 변화를 묘사하는데 중점을 둔 극 초반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그녀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는데 주력했다.


동이는 그에 비해 단순한 캐릭터지만, 사실 동이 역시 다양한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캐릭터다. 동이는 천민이지만 신분상승 욕구가 매우 강한 인물이다. 순진한 듯 하지만 마냥 순진한 여인처럼 보여서는 안된다.


그녀는 숙종의 여인들인 장희빈과 중전의 편에 서 일하면서도 내심 숙종을 좋아하고 있다. 분명 갈등과 고민이 심할 터. 하지만 한효주의 연기는 그런 동이의 다양한 모습을 담기에는 그릇이 작다.


한효주는 동이를 그저 사람 좋은 인물로 묘사하는 데 그친다. 오지랖 넓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길 좋아하는 그녀에게 마냥 순수하기만 한 말투와 행동과 미소는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동이가 가진 캐릭터는 절대 불손한 의도를 가져서는 안되는 탄생의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연기자는 주어진 상황 안에서 충분히 캐릭터를 묘사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연기력이다.


연기자에게는 캐릭터가 상황에 맞지 않을 경우, 캐릭터를 변주해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 총명함이 있어야 한다. 한효주의 가장 부족한 점은 연출과 시나리오에만 의지하는 기계적인 연기방식이다. 스스로 캐릭터를 살려내 색을 입혀야 한다.


반면 이소연의 연기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그녀는 역대 장희빈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장희빈의 색다른 내면을 보여주며 연기에 자신감과 탄력이 붙었다. '동이'의 진짜 주인공은 장희빈이다. 시청자들은 이미 그녀에게 마음을 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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