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전해들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는 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러냐"며 망연자실한 심경을 토로했다.
미네르바로 지목돼 검찰에 구속된 30살 박 모씨는 10일 저녁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전해들었다.
영장 발부 직후 박 씨는 박찬종 변호사와의 면담에서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러느냐(구속하느냐)”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찬종 변호사에 따르면, 박 씨는 심경을 묻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망연자실”이라고 짧게 답하며 고개를 떨궜다.
또 박 씨는 변호인단이 “구치소가 추울텐데”라며 위로의 말을 전하자, “추운 방에서 견딜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박 씨는 특히 “자신은 정말 언론이나 인터넷에 있던 기존의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썼을 뿐, 공익을 헤칠 의도는 없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정심에서 글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와 면담을 마친 박 씨는 이날밤 결국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 7일 검찰에 긴급 체포된 지 3일 만이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김용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미네르바로 지목된 30살 박 모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10일 오후 6시 20분쯤 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외환시장 및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친 사안으로써 그 성격 및 중대성에 비춰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지난달 29일 '대정부 긴급공문발송'이란 글을 인터넷에 올려 "금융 당국이 은행과 주요기업에게 달러매수를 금지할 것을 공문으로 긴급 전송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박씨를 상대로 공범이 있는지 여부 등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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