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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기문 유엔총장, 권위 잃었다”
작성자
hanl
작성일
2009-08-24
조회
5328


5년 임기의 절반을 넘긴 반기문(65) 유엔 사무총장의 ‘무색무취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엔 주재 노르웨이 대사가 본국 정부에 제출한 반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충격적인 극비 보고서가 노르웨이의 일간 <아프텐포스텐>에 폭로됐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이 20일 보도했다.


모 나 율 대사는 이 보고서에서 “지구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유엔과 다국적 기구들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반 총장과 유엔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반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 가차없는 비판을 쏟아놨다. 중립적인 입장인 노르웨이의 현직 유엔대사의 비판은 미국 보수 언론과 유엔내 반 총장 반대 그룹의 익숙한 비판과는 달리 충격적이다.


율 대사는 “반 총장이 리더십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유엔이 환경문제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반 총장이 세계금융위기 동안 충분한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오슬로협정 중재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중견 외교관인 율 대사는 지난 6월 성과없이 끝난 미얀마 방문을 반 총장의 실패한 리더십의 단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또 수천명의 민간인들이 희생된 스리랑카 내전 기간 동안 방문을 거부당했다가 스리랑카 정부군이 승리를 확정지은 뒤 스리랑카를 방문함으로써 반 총장이 “도덕적 권위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반 총장이 임명한 특별대표 등 고위 보좌진들도 카리스마가 결여된 ‘김빠진’ 총장의 역할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적극적인 사무총장을 원치 않았던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의식적인 선택이며, 현 버락 오바마 정부도 이런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지만, 워싱턴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단임 사무총장’이라는 얘기가 흘러다니고 있다고 율 대사는 적었다. 그는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반 총장의 활동에 만족해 하고 있어 재선에 중요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코소보, 그루지야 문제에서 반 총장이 보여준 태도에 못마땅해 하고 있고, 다른 많은 나라들도 반 총장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인 쪽으로 돌고 있다고 유엔의 분위기를 전했다.


율 대사는 이 보고서에서 “반 총장은 경험많은 최고위급 유엔 동료조차도 당황스러워하는 분노를 늘상 터뜨리곤 한다”고 반 총장에 대한 인신공격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노르웨이 외무부는 이 보고서의 진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외무장관은 “이번 문제를 알고 있으며 반 총장은 근면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오는 31일부터 노르웨이를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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