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유적에서 발굴된 향수병이나 이집트인들의 프랑킨센스 오일로 목욕하는 벽화, 연회장을 장미로 장식하고 음식물에 향을 바르거나 태워 향이 스며들도록 했던 기록으로 보아 과거의 향은 의학적이기 보다는 아름다움을 위한 미용 또는 최음제로 많이 사용되었다.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나, 나폴레옹의 부인 죠세핀, 우리나라 명종시대 천하의 명기 황진이, 중국의 대표적인 명기 양귀비는 그녀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남성들의 관심을 사기 위하여 그녀들만의 독특한 향을 사용한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던 여인. 그로 인해 로마 제국을 멸망의 길로 이끈 원인을 제공한 여인. 재색을 겸비한 여성으로 높은 교양을 지녔고 이집트어는 물론 여러 나라 말을 잘 구사하여 외교사절과도 통역 없이 대화했다고 전해지는 클레오파트라 역시 사향 덕분에 미의 여왕으로 회자되어 내려 오고 있다.

로마제국을 건설한 시저가 이집트를 정복하러 갔다가 오히려 클레오파트라의 치마폭에 휘감겼으며, 시저를 비난하며 재차 정벌에 나섰던 안토니오 마저 사랑의 포로로 만들었던 여인 클레오파트라! 그녀가 여왕으로 군림하고 시저와

안토니오를 굴복시킨 비결은 자세히 알려져 있진 않지만 설득력 있는 언어와 풍부한 교양 그리고 우아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포로로 만들고, 그녀만의 독특한 향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고 한다. 또한 화장술의 천재였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동방으로부터 수입된 사향을 독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특히 그녀는 향료를 좋아해 자신만의 향 '커피'(Kyphi:아이리스, 몰약, 육계 등을 건조시킨 뒤 포도주에 넣어 추출해 송진과 벌꿀 등을 첨가해 만듬)라는 것을 만들어 즐겨 사용했으며 유람선 돛대에 수많은 장미를 수놓아 바다 저 멀리서도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매일 시돈산 감송유를 몸 전체에 바르고 양손에는 한번에 400데나리온(denarius: 로마제국에서 통화되던 은화로 무게가 3.88g 정도.1데나리온은 당시 노동자의 하루 임금에 해당되는 값어치)의 향고를 발랐으며,목욕 후에는 장미, 수선, 백합 등의 향내가 담긴 향유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녀의 집은 46시간 동안 방향을 가득 채워 늘 향으로 채웠으며, 향로가 들어있는 사탕과자나 음료수, 사벳트 등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을 사랑의 노예로 만든 죠세핀의 이야기 또한 유명하다. 이집트에 클레오파트라가 있었다면 프랑스에는 황제 나폴레옹의 왕비, 죠세핀이 있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사교계에서 이름을 떨친 뚱뚱하고 유달리 아름답지도 않은 얼굴을 가진 죠세핀은 쾌활하고 남에게 호감을 주는 언변으로 6살이나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못생긴 자신을 잘 알고 이를 교묘한 화장법이나 표정, 동작으로 아름다움을 가꾸는 기술을 알았다고 한다.

전쟁터에 나가서도 매일같이 사랑의 편지를 보낼 정도로 나폴레옹의 마음을 모조리 빼앗아간 그녀,

죠세핀. 나폴레옹이 그렇게 예쁘게 생기지도 못한 죠세핀과 사랑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죠세핀이 죽은지 70년이 지난 후에도 그녀가 사용했던 침실에서는 사향내가 물씬 났다는 것으로 볼 때, 사랑의 미약인 사향으로 나폴레옹을 사로 잡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죠세핀이 사용한 향은 주로 사향노루, 사향 고양이 등의 동물에서 추출한 진한 향으로 몸 냄새를 줄이기 위하거나 성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본능적인 공격을 담은 냄새가 나폴레옹을 사로 잡았던 바로 조세핀의 향이다.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진 조선 명종시대의 천하의 명기 황진이도 사향을 애용했다고 한다. 시와 노래, 춤에 뛰어났으며 기생이면서도 함부로 몸을 허락하지 않는 고고함도 있었지만 그렇게 미모가 뛰어났다는 이야기는 없다. 더욱이 그녀는 화장도 하지 않은 채 늘 수수한 옷차림이었으며 잔치 자리에서 천연덕스럽게 이를 잡는 주책을 부렸음에도 중국의 관리들마저 황진이를 만나러 조선에 사신으로 가길 희망할 정도도 국제적으로 인기가 남달랐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황진이가 애용한 그녀만의 특별한 향료,사향! 황진이가 죽고 난 후 개성의 그녀집을 방문한 한 선비가 그녀의 방에서 누린내 비슷한 묘한 냄새가 나더라고 기록해 놓았는데, 이 냄새가 바로 사향의 향기였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거례 방향이라고 하여 향약생약